
주일 미사 후 본당 창립 35주년 기념행사가 진행되었습니다. 제대 앞 공동체 사진 촬영을 시작으로 친교실에서 옛 사진 전시를 관람하고, 무료 가족 사진 촬영과 식사를 통해 교우 간의 따뜻한 교제를 나누었습니다. 이후 케이크 커팅과 함께 기념식을 마쳤으며, 기념품으로 에코백이 증정되었습니다. 많은 신자들의 참여 속에 나눔과 사랑이 풍성한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본당 창립 35주년 기념 소회: 화해와 희망의 여정>
지난 3월 15일 주일 미사 후, 우리 본당의 창립 35주년 기념행사가 열렸다. 미사 후 기념 촬영을 시작으로 친교실로 자리를 옮겨 빛 바랜 사진들을 마주하니, 땀 흘려 공동체를 일구었던 초창기의 모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강산이 세 번이나 변하고도 몇 해가 더 흐른 시간 동안, 우리 공동체가 걸어온 길을 다시금 가슴 깊이 되새겨 본다.
이민 사회의 척박함 속에서 우리 본당 역시 시련의 파도를 피할 수는 없었다. 함께 기도하고 봉사했던 교우들 사이에 분열이 생기고 공동체가 갈라지는 아픔도 겪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 이유가 무엇이었든, 서로에게 남겼던 서운함과 비방의 마음을 세월의 흐름 속에 기꺼이 흘려보냈으면 한다. 옳고 그름을 가리기보다는, 서로의 존재 자체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으로 다시 마주 보기를 소망한다.
올해 행사는 예년과 달리 오랫동안 뵙지 못했던 옛 신자분들이 함께 자리해 더욱 뜻깊었다. 한데 모여 식사하며 담소를 나누는 정겨운 모습은 마치 쌓였던 회포를 풀듯 여기저기서 환한 웃음꽃으로 피어났다.
저는 갈라졌던 형제, 자매들이 다시 신앙의 기쁨을 나누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기도해 왔다. 소외된 이웃에게 먼저 손을 내밀고, 영적 갈증을 느끼는 이들에게 시원한 샘물이 되어주는 체리힐 공동체가 되기를 염원하며 긴 시간을 기다렸다. 우리의 간절한 기도가 밑거름이 되어 비워진 자리가 다시 채워지고, 주님을 향한 여정에 모두가 기쁘게 동행하며 평화로운 미사를 봉헌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약한 인간이기에 범했던 지난날의 허물들을 용서와 화해로 이끄시는 주님께서는, 당신 보시기에 참 좋은 공동체로 우리가 거듭나길 기다리며 우리를 지켜 주실 것이다. 내년 창립 기념일에는 기적처럼 빈자리가 메워지고, 모든 교우가 한마음으로 주님을 찬양하는 아름다운 성전을 상상해 본다.
지난 35년간 우리와 함께해 주신 전·현직 신부님들, 이제는 주님 품 안에서 안식하고 계신 고(故) 바오로 부제님과 고(故) 안드레아 전직 회장님, 그리고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본당 발전을 위해 헌신해주신 역대 회장님들과 끝까지 이 여정을 함께해 주신 모든 교우분께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립니다.
성 이윤일 요한 체리힐 한인 성당
김정숙 이사벨라
